응급의학의사회,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우려 표명..“졸속대책”
지역응급의료기관을 24시간 진료센터로 기능 축소하는 것에 우려 "지역응급의료기관 기능을 오히려 확대해야 상급기관 부담 덜어준다" 지적 최종치료를 책임지는 응급의료체계에 대해서는 "비현실적 방안" 비판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응급의학의사회가 필수의료 지원대책의 우려를 표명했다. 졸속대책에 가까운 무성의한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회장 이형민)은 1일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중증응급, 분만, 소아진료를 중심으로 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지원대책(안)을 추가 보완해 최종 확정한 정책이다.
구체적으로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제공 전달체계 ▲공공정책수가 도입 ▲의료인력 확보 등이 주요 핵심 내용이다.
이중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제공’에는 ‘최종치료를 책임지는 응급의료체계 구축’이 포함되어있다.
응급의료체계 내에서 응급처치, 검사 이후 수술 등 최종치료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개편,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최종 치료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이 각급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될 수 있도록 지정기준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구체적으로 현재 응급실 근무 응급의학과 전문의 인원, 응급실 병상 수 규정 등의 기준에 책임진료기능(중증응급질환별 수술, 시술 제공 가능 여부), 관련 설비 기준 등을 추가하는 것이다.
또한 현행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 등 응급의료기관 구성을 중증응급의료센터(중증응급환자 최종치료), 응급의료센터(입원 필요 비중증 응급환자 최종치료 및 중증응급환자 일차수용), 24시간 진료센터(입원 불필요 경증, 비응급 환자 최종치료)로 개편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환자가 발생한 후 119에 신고하면 119 구급대가 웅급 중증도를 판단해 지역별 이송지침에 따라 이송병원을 선정한다. 이후 중증도에 따라 중증응급의료센터로 갈 경우 응급실에서 응급처치 및 검사를 시행하고, 최종 진료과(질환별 전문진료센터)에서 수술 및 시술, 입원을 시행하는 형태다.
이에 대해 응급의학의사회는 “모든 환자를 각 지역에서 최종치료까지 완결하려면 충분한 자원이 필요하다. 지역마다 상급의료기관이 언제나 환자를 받을 수 있고, 전원과 119 이송이 가능하도록 중환자실은 비어 있어야 하고 수술할 의사는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며 “듣기에는 좋아도 현실적으로는 가능한 방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역응급의료기관을 24시간 진료센터로 기능을 축소하는 것에 응급의학의사회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응급의료센터로 기능적 확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취약지역에서 응급의료의 1차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지역응급의료기관 대신 24시간 진료센터로 기능을 축소하는 방안에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중증응급의료센터에 경증 환자가 방문할 수 있듯이 지역응급의료기관 역시 중증응급환자가 방문할 수 있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의 기능을 확대하여야만 상급기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병원 간 순환당직제 도입에 대해서 응급의학의사회는 “권역 내 순환당직제도는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낮은 보상으로 참여가 저조했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송체계 개편 중 응급의료정보시스템 강화(종합상황판에 표지되는 가용병상, 질환별 진료가능 여부 등의 정보수집, 관리체계를 개편) 추진에 대해서 “응급의료정보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응급실 현장에서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력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외에도 소아와 산모 진료 지원 대책에선 인프라 확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인 인력 확보 방안이 빠져 있으며, 의료인력 확보방안에 피교육자인 전공의 근무시간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 것은 현재 정책당국자들이 생각하는 인력수준이 어떤 것인지 짐작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의사회는 “ 필수의료 대책이야 말로 졸속대책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으로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효과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현장이 동의하지 않는 탁상공론과 정책은 절대로 성공적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원 기자 jwl@bosa.co.kr
출처 : 의학신문(http://www.bo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