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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있었던 대구 10대 청소년 사망 사고로 의료기관들을 처벌하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규제에 앞서 경증환자의 119·상급병원 이용률을 낮출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대구에서 발생한 10대 중증외상환자 사망사건에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해 4개 병원이 정당한 사유 없는 수용거부로 시정명령과 보조금 지급 중단,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대구 10대 청소년 사망 사고로 의료기관들을 처벌하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중증응급환자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최고의 응급처치를 받는 것이 바람직한 응급의료체계라면서도, 이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이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중증이 아닌 경증환자까지도 언제 어디서든 본인 마음대로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것.

응급의학의사회는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각 병원의 이기적인 환자거부가 아닌, 전반적인 중증외상응급환자 인프라의 부족, 병원 전 환자의 이송·전원체계의 비효율성이라고 봤다.

또 복지부가 처벌이유로 제시한 중등도 분류 의무 위반과 관련해 이는 후속진료를 전제로 이뤄지는 행위이라고 반박했다.

만약 119로 내원한 모든 환자를 환자분류소로 일단 들여보낸다면 바로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야하는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면서 민원·분쟁 소지가 있고 이송의 책임주체가 모호해진다는 것. 특히 당장 필요한 대학병원급, 권역급 상급 진료의 지연이나 치료결과 악화에 따른 법적인 책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당한 사유 없는 수용거부와 관련해선 후속진료와 최종진료 부족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환자수용에 대한 판단은 상황마다 다를 수 있는데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다.

또 모든 환자를 수용해 경증환자들이 상급병원을 점유하면 중증환자에 대한 여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도 감기나 경미한 교통사고로도 119를 타고 환자들이 내원하는 상황에서 모두 수용하고, 거부할 시 응답대장을 전수 기록하라는 이번 처분은 현장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

이번 처분의 결과로 이송지연에 따른 책임이 현장의 의료진들에게 민·형사상 소송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지키지 못할 기준을 마련해 처벌할 경우 응급의료현장 붕괴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응급의학의사회는 "경증환자의 119이송을 중단하고 상급병원 이용을 줄일 수 있는 보다 강력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라며 "병원전 환자분류 결과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응급환자의 강제수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진료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감면하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진짜 응급환자들이 제대로 적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응급의료현장에서 일하는 것이다"라며 "지금 우리나라는 중증응급환자·중증외상환자들에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 정책당국과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태도변화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변화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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