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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11곳 2시간 뺑뺑이 후 사망...응급의사회 "의료진 희생양 안돼"

상급병원 과밀화 해결, 비정상적 응급실 행태 개선 촉구

최근 응급환자가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전전하다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상급병원 과밀화'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응급의사회)는 31일 입장문을 통해 "중증 외상 환자라면 최소한 중환자실과 응급외상수술팀이 갖춰져야 응급실에 받을 수 있다"며 "'응급실 뺑뺑이'의 원인은 의뢰한 병원의 배후진료능력 부족 때문으로, 환자를 치료할 만큼의 의료자원이 그 시간과 장소에 없었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응급의사회는 "응급의료진을 희생양 삼아 공분을 돌린다고 해서 예방가능한 응급, 외상환자 사망률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응급의료의 치료 결과가 나쁠 경우 민·형사상 소송을 감내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환자 수용을 거부한) 의료진에 대한 법적 처벌이 가시화되면 응급의료진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되고 응급의료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응급의사회는 중증 응급환자가 더 많은 치료 기회를 갖기 위해선 △상급병원 과밀화 해결 △경증환자 119 이송 및 응급실 이용자제 △취약지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비정상적인 응급실 이용행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0일 경기 용인에서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70대 남성이 구급차를 타고 수술이 가능한 병원 중환자실을 찾다가 2시간여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당시 신고 접수 10분 만에 남성을 구조해 경기도 내 권역응급의료센터 4곳을 비롯해 대형병원 11곳을 수소문해 이송 여부를 문의했으나, 병상이 찼거나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사고 후 1시간 18분 만에 치료 가능한 병원(의정부 성모병원)을 찾았으나,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후였다.

숨진 환자는 사고 당시에는 간단한 의사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의식이 있었으나 길거리를 헤매는 동안에 목숨을 잃은 셈이 됐다.

지난 3월에도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가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찾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환자 수용을 거부한 의료기관에 보조금 지급 중단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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