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응급의학의사회 가입하기

로그인

병원 11곳 응급환자 거부 … 교통사고 70대 또 숨졌다

30일 새벽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이 119 구급차 안에서 병원을 찾다 끝내 숨졌다.

구급대는 사고 현장인 용인에서부터 종합병원 11곳에 연락했지만 모두 수용 불가를 통보했고 100㎞나 떨어진 의정부로 이동하고 있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용인동부경찰서는 30일 오전 12시 28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편도 1차로 도로에서 70대 A씨가 후진하던 승용차에 부딪혀 넘어졌고 차량 아래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도로는 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없고 당시 차량은 도로 부근 주차가 가능한 공터에서 후진해 도로 쪽으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양지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은 10분만에 현장에 도착해 A씨를 구조했다. A씨는 차량이 몸을 타고 넘어가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됐다.

구급대원들은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수원 아주대병원에 연락했지만 수용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A씨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상황실을 통해 용인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을 연결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관계자는 "당시 병상 40개가 모두 찼고 중환자 2명이 추가로 대기하고 있어 여력이 없었다"며 "대기 환자 2명을 입원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을 일반 병상으로 옮기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A씨의 구조·이송 상황에서 응급의료체계가 작동한 것인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A씨는 오전 1시 20분쯤 사고 현장에서 20㎞ 떨어진 용인시 기흥구의 2차 병원인 신갈 강남병원에 도착했다.

A씨를 수용할 수 있는 3차 병원을 찾으며 이동하다 응급처치를 위해 경유한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구급차에서는 한계가 있어 이송 도중 우리 병원 의사들이 처치를 지원했다"며 "당시 의료진도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할 위중한 상황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급차가 병원을 찾아다닐 때 본부 상황실도 긴박하게 돌아갔다. 구급상황관리사는 경기·인천·충남 지역 병원 8곳에 연락했지만 수용이 어렵다는 통보만 돌아왔다.

사고 발생 1시간 20분이 지난 새벽 1시 45분쯤에야 경기 북부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의정부 성모병원에서 A씨의 수용 가능 통보를 받았다.

의료진은 A씨의 상태를 고려해 헬기 이송을 요청했지만 가시거리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오전 2시 1분 구급차를 이용해 육로 이송을 결정했다.

A씨는 의정부로 이동하다 심정지를 일으켰고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이 멎어 있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대형 병원에서의 수술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인근 병원의 중환자 병실이 모두 꽉 찬 상태였고 헬기 이송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소방재난본부 매뉴얼에 따르면 구급 환자는 경증·중증 여부를 파악해 가까운 병원부터 연락하고 심한 외상이 있으면 권역외상센터나 대학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에 연락하더라도 중환자 수용 능력이 되지 않아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는 일이 적지 않다.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골든 타임을 놓친 건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응급환자, 중환자를 치료하면 병원이 손해를 보는 구조라 늘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한데 이를 바꾸지 않고 병원 잘못이라는 시선으로 접근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출처 : 세이프타임즈(http://www.safetimes.co.kr)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