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응급실 뺑뺑이'… "상급병원 과밀화 해결돼야"
용인 교통사고 환자가 의정부까지 응급실 수소문하다 이송 중 사망 응급의학의사회 "당국·유관기관 문제 해결 실무논의체 구성하라"
용인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가 인근 병원을 찾지 못해 의정부까지 이동(중부일보 5월 30일자 온라인 보도)하는 등 응급실을 수소문하다 숨지는 사고가 반복되자,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31일 입장문을 통해 "‘응급실 뺑뺑이’의 원인은 의뢰한 병원의 배후 진료 능력 부족 때문으로, 환자를 치료할 만큼의 의료 자원이 그 시간 그 장소에 없었다는 것"이라며 "중증 외상환자라면 최소한 중환자실과 응급외상수술팀이 갖춰져야 응급실에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응급 의료진들을 희생양 삼아 공분을 돌린다고 예방 가능한 응급·외상환자 사망률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증 응급환자가 더 많은 치료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상급 병원의 과밀화를 해결하고 취약지역의 응급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해결을 위해 관계당국과 유관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며 "근본적 원인인 상급 병원 과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 논의체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전날인 30일 0시 28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한 도로에서 보행자 A(74)씨가 후진하던 차량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씨는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되는 상태였다.
신고 접수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곧바로 A씨를 수원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하려 했다.
하지만 병원 내 중환자실이 부족해 수용할 수 없었고 용인·성남 소재 종합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1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시 20분께 용인의 한 종합병원으로 A씨를 이송했으나, 최초 응급처치만 받고 다시 이동을 하게 됐다.
응급처치 과정에서 안산을 포함해 8개 병원에 이송을 문의했지만, 수용 가능한 곳은 없었다.
이후 오전 1시 46분 의정부 한 병원으로부터 수용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의료진 헬기까지 요청했으나, 기상 문제로 운항이 불가했다.
결국 구급차로 이동하던 오전 2시 30분 A씨는 심정지 증상을 보였고, CPR(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에 갔지만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2시 46분으로, 신고 접수부터 최종 병원에 이르기까지 11개 병원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으며 2시간 20여 분이 소요됐다.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www.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