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醫 “환자 보기 싫어 안 봤다? ‘마녀사냥’ 수사”
공정수사 촉구 내용 담은 의견서 대구북부경찰서에 제출 임현택 회장 “경찰, 이대목동병원 사건 겪고도 정신 못차려”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대구에서 발생한 10대 중증외상 환자 사망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환자를 보기 싫어서, 귀찮아서’ 안 본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의료계가 분노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지난 23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북부경찰서를 방문해 의학적 근거 없는 피의자 전환 수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공정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당시 환자는 혈압과 맥박수 등 생체징후를 확인했을 때 모두 안정적이었다. 외상 또한 발목이 유일했는데, 개방성 골절이나 출혈도 없었으며 의식상태도 명료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119 구급대원은 전공의에게 낙상 추정에 대해 얘기했지만 전공의는 환자와 환자 부모와의 대화에서 환자가 자살기도를 한 것을 알게 돼 보호자에게 ‘자살기도 환자들은 본원 입원이 어려운 상황이고 정신과 치료 병행 가능한 대학병원 진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권유했다”며 “보호자도 이에 수긍해 전원이 이뤄졌다. 전공의의 조치는 의학적으로 매우 타당한 조치”라고 했다.
임 회장은 “당시 병원은 응급의료정보상황판에 ‘정신적응급환자 수용 불가’ 메시지를 공지했음에도 구급대가 사전 연락 없이 환자를 수용 불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해 온 조치 또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임 회장은 ‘환자를 보기 싫어서, 귀찮아서’ 안 본 게 아이냐는 경찰 조사 내용은 “일방적인 끼워 맞추기 수사”라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전공의를 조사한 대구북구경찰서 형사팀 경찰이 망발을 일삼고 일처리에 있어 의학적으로 전혀 문제없는 전공의를 마구잡이로 형사 피의자로 전환했다”며 “경찰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때 아이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교수를 구속하고 전공의를 18시간 동안 조사하며 언론 플레이를 통해 마녀로 만들었던 과거 잘못을 통해 깨달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의 무능하고 일방적인 끼워 맞추기 수사로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이 벌써 사직하고 사직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대구북부경찰서 형사팀과 대구북부경찰서장은 전국의 응급환자들을 다 죽일 셈이냐”면서 “지금이라도 수사팀은 마녀사냥이 아닌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바른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청년의사(http://www.docdoc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