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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는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피의자가 구속된 가운데 보수 의료단체·유튜브를 중심으로 이 대표가 헬기를 타고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이 특혜라는 주장과 지역 의료계를 무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부산 민심이 악화될 조짐이 보이자 민주당은 "가짜뉴스"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4일 서울대병원이 브리핑 과정에서 부산대병원의 요청이 있었다는 발표에 부산대병원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대병원·민주 "난도 높은 수술.. 병원간 협의 거쳐 이송" 부산대병원 "긴급 상황 우려 이송 반대"

이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에서 피습을 당해 왼쪽 목 부위에 1.4㎝의 자상을 입었다. 오전 11시15분께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와 검사를 받았고, 오후 1시께 소방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피습 당일 부산대병원 응급외상센터는 지혈을 위한 응급처치와 혈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CT촬영을 진행한 뒤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며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수술을 집도하기로 하고, 보호자 동의가 필요해 의향을 물었으나 이 대표 측 요청에 따라 이 대표의 수술은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서울대병원과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가 위중한 상태였고 두 병원 의료진 간 협의를 거쳐 이송을 결정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4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헬기로 이송된 과정을 설명했다.


민 교수는 "서울대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며 2021년부터 난도 높은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는 중증외상 최종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사건 당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서울대병원 당직 교수가 연락돼 이송을 결정했으며, 목 부위에 칼로 인한 자상으로 내경정맥 손상이 의심됐고 기도 손상 등을 배제할 수 없어 이송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목 정맥이나 동맥혈관 재건술은 난도 높아서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부산대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즉, 이 대표의 목 부위 수술의 난도가 높아 경험 많은 혈관 외과 의사가 필요해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당직교수·중증외상센터 교수가 이 대표의 이송을 결정했다는 게 서울대병원 측 입장이다.

하지만, 부산대병원 측은 "헬기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이재명 대표가 처음"이라며 전원을 먼저 요청한 적이 없고, 이송 역시 반대했다는 입장이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부산대병원에선 적절한 조치가 안 되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지 못해 이 대표를 옮긴 것처럼 보이게 됐다"면서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최종의료기관"이라며 "이곳에서 헬기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 건 이 대표가 처음"이라고 했다.

실제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의 '권역외상센터 평가' 발표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도 "우리가 먼저 전원 요청을 한 것도, 권유한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를 직접 응급조치한 김재훈 부산대병원 외상외과 교수는 "갑자기 혈전이 떨어져 나가 대량 출혈이 일어나면 상황이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이 대표 측에) 말씀 드렸다"면서 "그래서 이송을 반대했다"고 했다.

의료계에서는 수술이 가능한 부산대병원을 두고 굳이 위험을 무릎 쓰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부산대병원에서 최종 치료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것을 두고 상당히 회자가 많이 되고 있다"면서 “서울대병원은 다른 '빅5' 병원과 마찬가지로 병원 내에서 수술 후 진료 받던 환자가 악화돼도 입원하기 힘든 곳인 만큼 응급 상황이라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수술한 집도의는 외상외과 소속이 아닌 혈관외과 소속으로 외상환자 진료를 위해 항상 대기하는 의사가 아니다"면서 "부산대병원은 가지 말라고 막았어야 하고, 서울대병원은 오지 말라고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소방헬기 이용 '특혜' 논란도 불거져.. 소방청 "법적·절차적 문제 없어"

헬기 사용이 특혜라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일단 소방청과 부산소방본부는 응급의료헬기 이송 관련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데다 병원간 전원 합의가 있었던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소방청 '119응급의료헬기 구급활동지침' 제4조(응급의료헬기 요청기준)는 네 가지 항목 중 하나라도 적합하면 구급용 헬기를 띄울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즉, △환자의 생명 유지, 악화·추가손상 방지 등을 위해 응급의료헬기를 이용해 신속한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1항) △응급의료헬기 이외의 수단으로 환자의 구조 또는 이송이 불가능하거나 이송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 경우(2항)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3항) △그 밖에 응급의료헬기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4항)다.

소방청 관계자는 "습격당한 정치인을 육로로 이송할 경우 또 다른 피습을 우려할 수 있고, 교통사고도 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이럴 때 더 큰 혼란을 피할 수 없어 헬기로 이송해야 했다"고 밝혔다.

부산소방본부 김만수 홍보팀장은 "이번 응급의료헬기의 이송 결정 근거 기준은 앞서 언급한 '응급의료헬기 요청기준 4항'이 아니라 '범부처 응급의료헬기 공동 운영 매뉴얼'의 출동 기준(의료기관이 다른 의료기관으로 긴급한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요청하는 경우)이었고 이에 적합해 이송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의 전원 결정에 따라 이송을 결정했다"며 "양 병원에서의 이송 요청을 통해 소방청과 부산소방본부가 협의해 부산소방본부에서 이송을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방청 산하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부산대병원은 '부산소방본부'에, 서울대병원은 '소방청'에 각각 "이재명 대표를 긴급 이송해달라"고 요청했다. 즉, 병원끼리 '전원'에 대해 이미 합의한만큼 헬기 투입은 정상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반인이라면 119를 통해 소방헬기로 서울대병원 전원이 가능했겠냐"는 목소리도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전 회장인 여한솔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가) 수술을 잘 받고 무사히 치유가 된 것 같아 다행이지만 일반인도 '서울대병원 가자'하면 119에서 헬기 태워 주냐"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의료계 "지역의료 무시한 것" 비판

지역 의료계에서는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던 이 대표가 수술이 가능한 부산대병원을 떠나 서울대병원을 찾아간 것이 적절치 않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보수 성향의 부산시의사회는 4일 성명을 내고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 해야 했다"면서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말했다.

부산시의사회는 민주당이 지역 시민과 의료인들에게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국민의힘 부산시당도 '더불어민주당에 부산과 지역 의료에 대한 신뢰를 당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시당은 "부산대병원은 보건복지부의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 A등급을 받은 곳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한국형 외상센터"라면서 "이러한 의료기관을 뒤로한 채 굳이 구급 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재이송한 것은 지역 의료 위기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를 심화시키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는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민주 "가짜뉴스 음모론 난무"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 지원은 윤 대통령 지시사항"

이처럼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이 특혜 논란으로 번지자 민주당은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면서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 지원은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라고 항변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 같은 특혜론에 대해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가짜뉴스고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보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원은 가족 요청이 있어야 하고, 그 요청을 의료진이 판단해 병원 간 협의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 중에서도 일부 부적절한 분들의 말을 극단적인 유튜버나 방송에서 인용해 지방과 수도권의 갈등(을 조장하고), 의료계에 부적절한 표현을 하는 것은 자칫하면 한국 의료체계에 대한 신뢰도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이 대표의 피습사건 관련 음모론과 허위·왜곡정보 차단을 위한 대응 대책기구를 이른 시일에 구성할 방침이다.

최혜영 대변인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2차 테러를 막기 위한 대책기구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구성할 것"이라며 "이 사건과 관련해 가짜뉴스, 음모론이 난무한다. 신중한 기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지호 정무조정부실장은 이 대표 이송과 전원 과정에 강압이나 협박은 없었고, 오로지 의료진과 환자 가족들의 의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 부실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저 부산시소방본부가 응급 환자 이송을 참 잘했다. 부산대 외상센터도 응급 진료를 참 잘했다. 서울대 외상센터 역시 응급 진료를 참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환자 전원 관련해 "환자 치료에 있어 의술도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복잡하고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정신적 지지를 해줄 가족의 간호가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환자 보호자를 대신할 보좌진으로서 환자가 정신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족의 간호를 받을 수 있게 병원에 요청한 것이 위법하며 윤리적으로 비난받고 사과해야 할 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부산대병원에 가능하다면 환자가 가족의 정신적 지지를 받고 간호받을 수 있는 환자주거지 인근인 서울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검토 요청했다"며 "요청에 부산대 외상센터 의료진이 전원의뢰서 작성하여 관련 자료를 저에게 발급하였고, 닥터헬기 호출해서 잘 이송하였고, 잘 치료받고 환자가 회복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의료인이 아니라 전원을 결정할 수 없고 이송수단으로 앰블란스, 기차, 닥터헬기, 항공기를 결정할 권한이 없고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연락처도 모른다"고 했다.

김 부실장은 "제가 부산대 외상센터에 환자 전원을 강요하고 협박하고 강압을 써서 진행이 된 건인가"라며 "닥터헬기에 부산대 외상센터 의사를 제가 탑승시켰나, 부산대에서 탑승시켰나. 응급환자의 치료가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일반인이 의료인에 판단을 따르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부산대는 국립대로 교육부 산하 정부기관이며 부산소방본부도 정부기관이다"며 "윤석열 대통령 정부의 정부기관이며 윤석열 대통령은 사건 당일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정부기관에 공개 지시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부산대외상센터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여 시행한 의료행위에 대하여 감사할 따름"이라며 "당시 저에게 부산대 외상센터 의료진은 이재명 대표의 생명을 구한 '신'처럼 보였고 믿고 의지했다"고 덧붙였다.

출처 : 폴리뉴스 Polinews(https://www.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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