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일…민낯 드러난 국가 재난대응시스템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6DIBQL4O6
수장공백 재난 대응 지휘 '블랙아웃' 경찰-소방 공조시스템 '총체적 난맥' 1조 5000억 재난시스템 '무용지물' "참사 막을 재난대응시스템 구축해야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6DIBQL4O6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준 이태원 압사 참사가 5일로 일주일을 맞았다. 참사의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 과정 속에서 국가의 재난대응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난맥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2의 이태원 참사를 막기 위한 국가적 재난대응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재난상황 속 리더십 ‘실종’=이태원 압사 참사를 경고한 신고를 최초로 접수한 경찰의 초동대응은 아직까지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남아있다. 경찰은 참사 당시 11번의 112 긴급 신고를 받고도 이태원 참사를 막지 못했다. 현장 지휘관이었던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사고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의 1차 과실도 크지만 지휘부의 안일한 처신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의 최고 수장인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당일인 29일 주말을 맞아 본가가 있는 충북 제천을 찾아 월악산을 등산한 뒤 인근 캠핑장에서 오후 11시 무렵 잠에 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원 참사가 오후 10시 15분에 발생한 만큼 윤 청장은 상황발생 이후 45분 동안 보고도 받지 못하고 사고 자체를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늑장 보고를 한 일선 현장 지휘관 이 전 서장은 ‘거짓보고’ 의혹에 휩싸였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이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건 오후 11시 5분이었다. 이는 참사 초기 이 전 서장이 10시 20분에 도착했다는 용산서의 상황일지와 시간대가 다르다. 이 전 서장은 초동대응 이 미흡했다는 비판과 함께 진상규명 조사까지 방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 시내 전체의 치안·안전 상황을 주시하고 상부에 신속히 보고할 의무가 있는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 총경은 근무지를 1시간 24분 동안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지휘권을 보유하고 재난 안전 관리를 전담하는 행정안전부 역시 리더십 실종 상태였다.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이태원 참사 상황이 최초로 전파된 시각은 사고 발생 후 33분이 지난 오후 10시 48분이었다. 해당 내용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전파된 시각은 또 30분이 흐른 오후 11시 20분이었다.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소방청 상황실에서 10시 53분 대통령실 국정상황실로 사고 내용을 통보, 국정상황실장이 11시 1분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고 발생 사실 보고했다. 대통령이 행안부 장관과 경찰 지휘부보다 사고 사실을 먼저 인지한 것은 국가의 재난안전 지휘체계의 총체적 부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할 구역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직무유기도 큰 문제다.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 구청장은 사고 위험성이 높은 이태원이 아닌 자신의 고향이자 자매도시인 경남 의령군 축제를 방문했다. 그는 오후 8시 20분쯤 귀가하며 참사 현장 인근인 이태원 퀴논길만 둘러본 뒤 그대로 귀가해버렸다. 박 구청장이 참사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여 가까이 됐다.
◇재난대응체계 ‘총체적 부실’= 소방청이 4일 공개한 소방청-경찰청 공동대응 요청 내역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경찰청, 서울경찰청, 서울 용산경찰서 등 가능한 모든 기관에 경력 총동원을 사고발생 후 무려 15번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오후 10시18분 서울경찰청에 첫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이어 오후 10시56분에도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서울경찰청에, 소방청이 경찰청에 각각 다수 경력 투입과 경찰의 차량 통제 지원을 요구했다. 이어 오후 10시59분에는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서울경찰청 핫라인을 통해 경력 추가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소방당국의 거듭된 요청에도 경찰의 경력 투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오후 11시 이후에는 집중적으로 공동대응을 요구했다. 오후 11시16분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서울경찰청에, 오후 11시21분 소방청이 경찰청에 차량 및 인원 통제 지원을 요청했다. 1분 뒤인 오후 11시22분 소방청은 용산경찰서에도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현장을 통제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난대응의 두 축인 경찰과 소방당국 간의 공조체계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희생자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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