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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응급의료의 위기극복을 위한 대한응급의학 의사회 성명서

현 응급의료의 위기극복을 위한 대한응급의학 의사회 성명서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제 2021-01

 

대한응급의학 의사회는 응급의료현장을 책임지는 응급의학 전문의들로서, 지금 현재의 응급의료체계의 위기는 응급의학과가 생긴 이래 최고로 심각한 위기라고 생각한다.

 

COVID-19 이전에도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는 이미 포화상태였으며, 부족한 응급의료자원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응급환자를 지키기 위해 36524시간 최전방에서 최선을 다해 왔다. 기나긴 COVID-19 상황 속에서도 하루에도 수차례 방호복을 입어가며 혹시라도 다른 응급환자가 피해를 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였고, 본인이 감염되어 환자가 되기도 하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전염시킨 사례도 있었으며, 불가피한 접촉으로 수도 없이 격리조치를 당하고 노출될 때마다 반복되는 검사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응급의료현장을 지켜왔다. 하지만 현재 감염자의 폭증과 늘어나는 위중증 환자로 이미 응급의료체계는 한계에 넘겼고, 이제는 단순한 위기감이 아닌 붕괴를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응급실마다 길게 늘어선 119차량들은 응급환자를 태운 채 하염없이 응급실 입실을 기다리고 있고, 중환자실과 입원실이 부족하여 상급병원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환자들은 이송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심지어는 1초가 급한 심폐소생술 환자조차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택치료중인 COVID-19확진자가 상태가 나빠질 경우 현재의 응급의료체계 안에서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한 상태이다.

 

결국, 이러한 결과는 오래 전부터 부족한 응급의료자원에 대한 확대와 지원을 요청하였던 전문가들의 의견을 간과하고 지연시킨 때문으로 결과적으로 현재의 혼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우리는 응급환자를 보호할 최후의 보루이자 방패가 되어야 할 응급의료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마지막 남은 힘을 모아 정책당국에 강력히 요청한다.

 

1.    응급의료에 대한 긴급대책마련을 위한 정부와 응급의료협의체 구성을 촉구한다.

현재 여러 기관들로 나눠진 중증응급환자와 COVID-19환자의 이송, 전원,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과 관리대책마련이 가능하도록 응급의학 전문의들과 119, 지역보건담당자, 중앙응급의료센터, 보건복지부 등 관리감독 책임기관들이 모두 모여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조속히 마련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2.    COVID-19 확진환자의 조속한 병원배정과 이송을 위한 TFT를 구성하라.

확진 후 응급실 음압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응급실의 수용능력은 상실된다. 빠른 순환만이 현재 부족한 음압시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3.    자택격리와 재택치료에서 발생 가능한 응급상황에 대한 충분한 사전논의와 준비, 이송대책, 의료대책을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여 조속히 마련하여야 한다.

확진 후 재택치료를 하는 환자들에 대한 응급대응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여,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구체적 이송과 처치의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추가적인 계획은 반드시 기존의 응급의료체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추가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4.    응급의료기관들의 음압실 확대와 감염대응체계 마련을 위한 인력, 시설지원을 확대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응급의료기관들은 대부분 저수가에 맞추어 한정된 공간에 여러 명이 들어가는 다인실 구조로 되어 있어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 장기적인 시설개선과 인력증원 계획을 통하여 한 명의 환자로부터 여러 응급환자들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구조를 개선하여야 한다.

 

5.    감염과 과로에도 응급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필수의료인력들에 대한 처우와 환경개선방안을 마련하여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라.

코로나 병동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COVID-19환자를 접촉하며, 예상치 못한 양성환자에 의한 감염의 위험이 높은 응급센터의 의료진들은 업무에 합당한 보상과 처우를 받아야 한다. 자가격리자의 대체인력 부재로 근무강도는 증가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은 없으며, 오히려 병원수익의 감소로 인력감축의 불안감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의무감과 열정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고, 필수의료인력의 이탈은 응급의료체계의 붕괴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위로와 격려가 아니라, 눈앞의 위기를 극복할 실질적인 대책과 적극적인 노력이다. 우리는 COVID-19의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응급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써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하여 정책당국과 책임기관의 성실하고 구체적인 답변과 참여를 촉구하는 바이다.

 

20211202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이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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